RPG의 캐릭터 정보창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들어간다. 캐릭터의 레벨과 전투력부터 기본 능력치, 장비, 스킬, 성장 상태까지 하나의 캐릭터와 연결된 시스템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정보를 한 화면에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플레이어가 캐릭터 정보창을 열었을 때 지금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변경하려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능력치·장비·성장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배치할 수 있는지 RPG 캐릭터 정보창의 구조를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캐릭터 정보창에는 왜 이렇게 많은 정보가 들어갈까?
RPG에서 캐릭터는 여러 성장 시스템이 만나는 중심에 있는 경우가 많다.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교체하고, 능력치를 강화하고, 스킬을 성장시킨다. 게임에 따라 특성, 각성, 돌파, 룬, 아티팩트 같은 별도의 성장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캐릭터 정보창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기능이 연결된다.
캐릭터 이름과 레벨
전투력
HP, 공격력, 방어력 등의 능력치
장착 중인 장비
스킬과 특성
경험치와 성장 상태
속성이나 역할
추가 성장 시스템
각각은 필요한 정보다.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모두 한 화면에 보여준다고 해서 좋은 캐릭터 정보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캐릭터를 대표하는 정보와 세부적인 성장 정보를 구분하는 것이다.
캐릭터 정보창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봐야 할까?
캐릭터 정보창의 첫 화면에서 모든 세부 수치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플레이어가 먼저 알고 싶은 것은 대체로 현재 캐릭터가 누구이고, 어느 정도 성장했으며, 어떤 상태인지에 가깝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캐릭터 정체성 : 이름, 외형, 클래스, 역할, 속성처럼 현재 선택한 캐릭터를 인식하기 위한 정보다.
현재 성장 상태 : 레벨, 경험치, 전투력처럼 캐릭터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다.
대표 전투 정보 : HP, 공격력, 방어력처럼 캐릭터의 성능을 대표하는 주요 능력치다.
현재 장착 상태 : 무기와 방어구 등 현재 어떤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정보다.
나는 첫 화면에서는 캐릭터 전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세부 수치보다 먼저 보여야 한다고 보는 편이다.
처음부터 치명타 확률, 상태이상 저항, 속성 피해 증가 같은 세부 능력치까지 같은 강도로 보여주면 정보량은 많아지지만 캐릭터의 현재 상태를 빠르게 읽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
캐릭터 정보창의 정보 위계
능력치는 모두 같은 위치에 보여줄 필요가 없다
RPG에서는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능력치의 종류도 많아진다.
기본적인 공격력과 방어력 외에도 치명타 확률, 치명타 피해, 명중, 회피, 관통, 속성 피해, 상태이상 저항 등 게임 시스템에 따라 수많은 수치가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을 모두 캐릭터 정보창의 첫 화면에 배치하면 플레이어가 실제로 자주 확인하는 수치와 거의 확인하지 않는 수치가 같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능력치를 대표 능력치와 상세 능력치로 분리하는 구조를 사용할 수 있다.
첫 화면에서는 캐릭터의 성능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수치만 보여준다.
예를 들면
전투력 / HP / 공격력 / 방어력
정도를 먼저 노출하고, 나머지는 상세 정보를 통해 확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상세 화면에서는 능력치를 다시 공격, 방어, 보조와 같은 그룹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이 구조가 필요한 이유는 정보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확인 빈도가 다른 수치가 서로 경쟁하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숫자의 크기보다 변화의 의미가 중요할 때가 있다
캐릭터 정보창에서 능력치를 보여줄 때 현재 수치만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장비를 교체하거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상황에서는 공격력 12,450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이 행동으로 얼마나 달라지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비를 변경했을 때
공격력 12,450 → 12,780
처럼 변화를 함께 보여주면 플레이어는 결과를 바로 판단할 수 있다.
증가하거나 감소한 수치만 별도의 색이나 기호로 표시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든 숫자를 강하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값, 변경 값, 증가·감소량 가운데 플레이어가 지금 판단해야 하는 값이 무엇인지 구분해야 한다.
캐릭터 정보창의 숫자는 단순한 상태 표시가 아니라 성장 결과에 대한 피드백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장비는 캐릭터와 가까운 위치에 있을수록 이해하기 쉽다
장비는 캐릭터의 능력치와 직접 연결된다.
그래서 RPG 캐릭터 정보창에서는 캐릭터 주변에 장비 슬롯을 배치하는 구조를 자주 볼 수 있다.
머리, 무기, 방어구, 장신구 등의 슬롯을 캐릭터 주변에 배치하면 현재 캐릭터에게 무엇이 장착되어 있는지 한눈에 확인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슬롯의 개수가 많아지면 문제가 생긴다.
장비 슬롯, 룬, 아티팩트, 코스튬까지 모두 캐릭터 주변에 배치하면 캐릭터보다 아이콘이 더 강하게 보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정보창에서 캐릭터와 장비의 관계가 보이는 것과 모든 장비 정보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첫 화면에서는 장착 여부와 대표적인 장비 상태를 보여주고, 옵션이나 세트 효과처럼 세부적인 내용은 장비를 선택했을 때 확인하도록 나눌 수 있다.
캐릭터와 장비 영역의 관계
성장 시스템은 한 화면에 쌓기보다 이동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브 RPG에서는 캐릭터 성장 시스템이 계속 추가될 수 있다.
처음에는 레벨과 스킬 정도였던 구조에 각성, 승급, 잠재력, 특성 같은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한다.
이때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캐릭터 정보창의 빈 공간마다 추가하면 HUD와 마찬가지로 화면이 점점 복잡해진다.
그래서 캐릭터 정보창에서도 정보를 배치하는 문제와 화면을 이동하는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상위 구조를
기본 정보 / 장비 / 스킬 / 성장
처럼 나누고, 각각의 화면 안에서 필요한 세부 기능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다만 탭을 많이 만드는 것 역시 해결책은 아니다.
기본 정보 / 장비 / 스킬 / 특성 / 각성 / 돌파 / 잠재력 / 기록
처럼 시스템이 추가될 때마다 같은 깊이의 탭을 계속 늘리면 플레이어가 원하는 기능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서로 성격이 비슷한 기능을 하나의 상위 그룹으로 묶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성, 돌파, 잠재력이 모두 캐릭터 자체의 성장과 관련되어 있다면 성장이라는 상위 구조 안에서 다시 구분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이름보다 플레이어가 어떤 목적으로 해당 화면에 들어가는지를 기준으로 묶는 것이다.
탭은 기능을 나누지만 캐릭터의 맥락은 유지해야 한다
캐릭터 정보창에서 탭을 이동한다고 해서 매번 완전히 다른 화면을 보는 느낌이 들 필요는 없다.
기본 정보에서 장비로 이동하고, 다시 스킬이나 성장 화면으로 이동하더라도 플레이어는 계속 같은 캐릭터를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캐릭터 이름, 초상화, 레벨이나 대표 전투력처럼 현재 선택된 캐릭터를 인식하게 해주는 정보는 탭이 변경되어도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은 여러 캐릭터를 보유하는 RPG에서 특히 중요하다.
화면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현재 어떤 캐릭터를 편집하고 있는지 놓치면 잘못된 캐릭터의 장비를 변경하거나 성장 재화를 사용하는 실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가 필요한 이유는 각 기능을 별도의 메뉴로 나누면서도 캐릭터 관리라는 하나의 흐름은 끊기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캐릭터 정보창의 탭 구조
캐릭터를 크게 보여주는 것과 정보를 잘 보여주는 것은 충돌할 수 있다
캐릭터 수집이 중요한 RPG에서는 캐릭터 일러스트나 3D 모델 자체가 정보창의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특히 캐릭터의 외형과 매력이 중요한 게임에서는 캐릭터를 크게 보여주는 것이 사용자 경험의 일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 비주얼 영역을 크게 만들수록 실제 UI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든다.
반대로 정보를 많이 보여주기 위해 패널을 확장하면 캐릭터가 가려질 수 있다.
이때 단순히 캐릭터 50%, UI 50%처럼 비율을 정하는 것보다 이 화면에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
캐릭터를 감상하거나 선택하는 화면에서는 비주얼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장비 옵션을 비교하거나 세부 능력치를 확인하는 화면에서는 정보 영역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같은 캐릭터 메뉴 안에서도 목적에 따라 캐릭터와 UI가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모든 RPG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캐릭터 수집인지, 장비 성장인지, 전투 세팅인지에 따라 첫 화면에서 강조해야 하는 정보도 달라진다.
성장 가능한 상태는 숫자를 읽기 전에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캐릭터 정보창은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화면인 동시에 다음 행동으로 연결되는 화면이기도 하다.
레벨업이 가능한지, 장비를 강화할 수 있는지,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는지 플레이어가 확인하게 된다.
이때 모든 성장 가능 상태를 텍스트로 설명하면 화면의 정보량이 크게 늘어난다.
그래서 아이콘 상태, 게이지, 작은 표시 등을 이용해 행동 가능한 상태를 먼저 인식시키고 필요한 경우 세부 내용을 확인하도록 만드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험치가 충분하다면 레벨업 버튼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장착 가능한 더 좋은 장비가 있다면 해당 슬롯에 표시를 줄 수 있다.
다만 성장 가능 표시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캐릭터 정보창 전체가 알림으로 뒤덮일 수 있다.
특히 여러 성장 시스템에서 동시에 Red Dot을 사용하면 플레이어는 어떤 행동이 실제로 중요한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성장 가능 여부를 보여주는 것과 모든 가능한 행동을 즉시 요구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좋은 캐릭터 정보창은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화면이 아니다
캐릭터 정보창에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좋은 설계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캐릭터 정보창을 사용하는 목적은 상황마다 다르다.
현재 전투력을 확인할 수도 있고, 장비를 교체하려고 들어올 수도 있다. 스킬을 성장시키거나 캐릭터의 세부 능력치를 확인하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 각 목적에 필요한 정보가 적절한 단계에서 나타나게 만드는 것이다.
첫 화면에서는 캐릭터의 정체성과 현재 상태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 화면에서는 무엇을 착용하고 있고 무엇을 변경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성장 화면에서는 현재 상태보다 다음 단계와 필요한 조건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RPG 캐릭터 정보창을 설계한다는 것은 능력치와 장비 아이콘을 보기 좋게 배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결된 수많은 정보를 플레이어의 목적에 따라 나누고,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깊이까지 보여주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